황립 전력 60부...아니 90분인것으로... 너무 늦게 시작한 전력입니다(...) 그러고도 다 못 끝내서 1 입니다.. 바로 이어서 2는 쓸것입니다 8ㅅ8 일단 전력이니 올리구요...
연령반전입니다. 키세 3학년, 카사마츠 1학년으로...
<유키옷치>
동경하던 카이조에 들어왔을 때엔 그런 호칭으로 불리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성으로 불리고 성으로 부르는 것이 당연하던 세계가 달라졌다. 이름이라고 해도 어릴 때 외엔 집에서 불리던 것이 전부에, 앞으로도 언제 생길지 모를 여자친구에게나 불릴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유키오' 일거라고 생각했지...
"유키옷치!"
눈에 띄는 금발에 왼쪽에만 한 피어싱, 그리고 퍼펙트 카피라는 기적같은 기술을 쓰는 기적의 세대의 한 사람. 그건 동경하던 카이조에 들어오기 전에도 익히 알던 것이지만 사람을 이렇게 이상하게 부르는 선배라는 것은 몰랐다. 불편했지만 까마득한 선배에게 호칭을 정정해달라고 하기도 어려웠다. 아니,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다 해도 카사마츠는 절대 하지 못할 일이었다.
"유키옷치, 혹시 호칭이 불편함까?"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다행임다. 오늘도 부탁함다."
"네 알겠습니다!"
키세가 그런 질문을 한 건 이미 몇 번 유키옷치란 호칭으로 불린 다음의 일이었다. 아무리 생긋생긋 웃으며 특별한 호칭으로 부른다 해도 선배는 선배다. 솔직하게 말 할까보냐, 라고 생각하며 카사마츠 유키오는 뻔뻔하게 거짓말을 했다. 키세는 또 생긋생긋 웃으며 멀어져갔다.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한숨이라도 쉬고 싶었지만 침과 함께 삼켜버렸다. 언제 돌아볼지 무서워서만은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궁색한 변명을 해두었다.
꿈에 그리던 카이조 농구부에 입부한 첫 날에 카사마츠를 포함한 많은 신입 부원들은 키세에게 안쓰럽다는 눈길을 잠시 받았다. 곧 웃는 얼굴을 보였지만 그 눈길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타케우치 감독이 신입들을 대상으로 말을 시작하자 그 눈길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높은 훈련량이 문제가 아니었다. 입부 테스트에서 이미 많은 학생들이 떨어져나간 뒤였다. 기적의 세대를 위해 신기술을 바쳐야 한다는 소문도 들었거니와 반쯤은 그것을 각오하고 들어온 것이었다. 그러나 타케우치 감독은 그런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다만 기적의 세대는 이제 졸업한다. 그와 팀을 이루었던 레귤러들도 거의 떠난다. 지금 키세 료타를 중심으로 한 팀워크의 모습은 곧 달라져야 한다. 지금 2학년 뿐 아니라 그런 카이조의 모습을 보고 들어왔던 1학년들도 모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셈이었다. 카이조에도 뛰어난 선수가 키세 외에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 키세와 호흡을 맞춰야 했으니 그만큼 나름대로의 기술과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 레귤러로 뛰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레귤러로 뛰지 못하는 2군 선수들은 그만큼 압박에 시달렸다. 관심과 기대가 별로 닿지 않는 환경에서 안간힘을 써야 하는 것이다. 1군으로 올라올 수 있다는 말 하나만 믿고 혹독하게 자신을 추슬러야 하는 것이다. 키세에게 남은 것은 1년이다. 타케우치 감독 입장에서는 1년 안에 새로운 1군을 구성해야 했고 키세를 중심으로 가는 지금 포지션도 유지해야했다. 2군이 되는 학생들은 아마 이전보다 더 한 압박을 느낄 것이다. 키세가 안쓰럽게 느낄 만도 했다. 카사마츠도 다른 학생들도 그 눈빛은 수긍했다.
몸으로 겪는 훈련의 혹독함이야 늘 예상보다 힘든 것이지만 이미 겪었던 2학년 선배들도 힘들어하는 걸 보니 확실히 작년보다 강도가 높아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카사마츠는 묵묵히 견뎠다기보다 이를 악물고 해냈다. 누군가는 지금이 아니더라도 1군으로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타케우치 감독의 말이 누구에게나 그랬듯 카사마츠의 마음에도 심겼다. 나를 보는 것이 아니더라도 나를 보게 해야 한다. 아직 그걸 모르는 신입들도 있었지만 적어도 카사마츠는 그걸 알아챘다. 그리고 정식으로 1군과 2군을 가르는 자리에서 카사마츠는 1군으로 뽑혔다.
1군으로 뽑혔더라도 언제 2군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불안감이 있었다. 키세는 1군을 보면서도 가끔 안쓰럽다는 눈을 했다. 2군으로 떨어질 위험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몇몇은 그게 아니라고, 기적같은 기술을 갖지 못한 우리를 안타까워하는 거라고 말했다. 그러면 어때, 아무렴 어때. 카사마츠는 신경쓰이는 마음도 한 쪽으로 밀어버리고 노력했다. 1군이지만 아직 레귤러는 아니다. 1학년에게는 무리라고하지만 어떻게든 한 번은 기적의 세대와 뛰어보고 싶다. 카사마츠 혼자의 소망은 아니었다. 많은 학생들이 기적의 세대와 함께 뛰어보고 싶어서 카이조 같은 학교를 지원했다. 또 아직 피어나지 않은 기적의 세대 같은 능력이 자기에게 지금 피어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얼마쯤은 있었다.
"유키옷치, 다리가 빠르네요."
이 이상한 호칭은, 한 번도 카사마츠라고도 불린 일이 없다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었다. 눈길이 자주 닿는 것은 알았다. 연습 때 저를 유심히 보는 것도 알았고 타케우치 감독과 자기 얘기를 하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자주 하는 통화에서 그 환상의 그림자 쿠로코 테츠야를 쿠로콧치라고 부르는데서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그런 호칭을 붙인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모두 성이었다. 유키옷치라니. 게다가 말도 '수고하셨습니다'라거나 '안녕하십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도만 한데다 대답도 늘 존댓말이었다. 후배인데도 불구하고. 유명 모델도 겸해서 그렇다기엔 원래 거리를 많이 두는 사람이라고 여겨졌다. 그런데 갑자기 저런 호칭이라니. 존댓말은 거두지 않았지만 갑자기 말투도 친근해진 것 같았다.
"네?"
처음엔 정리를 다 하지 않았다는 타박인 줄 알았다. 마지막으로 키를 반납한 것이 카사마츠 자신이었으니까. 하지만 분명히 정리는 다 하고 나왔다. 그 정도로 키세가 먼저 말을 걸만한 일이 없었다.
"원래 부실에서 물어보려고 했는데 유키옷치가 벌써 없더라구요."
뒷머리를 긁어도 모델은 잘생겼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카사마츠는 너털 웃음을 짓는 키세를 올려다보았다. 농구선수로서 늘 부러운 키였다. 부러운 건 부러운 거고 선배 앞이니 어서 대답을 해야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대답이 너무 딱딱하게 나갔나 카사마츠가 걱정할 무렵, 키세가 말을 이었다.
"내일 연습 끝나고 내 개인 연습 좀 도와줄 수 있나 해서말임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 강요는 아니었지만... 되는 거죠? 잘 가요."
너무 짧은 용건이라 굳이 불러세운 이유를 모르겠다고, 카사마츠는 여전히 어리둥절해 하며 떠나는 키세의 등을 보며 큰 소리로 인사했다. 그 인사에 키세의 어깨가 놀란듯 조금 들썩였지만 돌아보는 일은 없었다. 선배의 연습을 돕는다니, 그것도 기적의 세대의 연습을. 그건 카사마츠에게 기회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연습을 돕기 시작하자 그건 기회도 아무것도 아니었던 걸 깨달았다. 키세는 방패막이가 필요했던 것 뿐이었다.
그건 지금까지도 이어졌다. 키세가 오늘도 부탁한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선배님 연습중이십니다.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카사마츠는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같은 말을 반복했다. 키세가 혼자 연습한다는 걸 들은 몇몇 여성팬이 체육관에 잠입을 한 것이었다. 카사마츠의 역할은 그걸 쫓아내는 경비원 같은 것이었다. 여기까지 쫓아 들어올 정도면 꽤나 극성팬인지라 카사마츠는 꽤나 애를 먹었다. 손대면 치한이라고 소리지른다는 협박도 받았고 몸으로 들이대서 물러나게 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개중에는 카사마츠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그저 막연하게 여성은 대하기 어렵고 어색하다고 여기던 카사마츠에게 그것은 큰 충격이 되었다. 첫 날 어쩌다 한 사람을 놓친 탓에 연습하던 키세가 다칠 뻔 한 일이 있었던 터라 카사마츠는 차마 자신의 상태를 말 할 수도 없었다. 어떻게든 들어가는 사람이라면 다 막고 보았다.
"오늘도 덕분에 무사했네요. 고맙슴다 유키옷치."
돌아가는 길에 키세는 또 활짝 웃었다. 유키옷치, 그것은 담당 비서의 호칭같다고 카사마츠는 생각했다. 아니 담당 경호원이려나. 대체 왜 자신을 골랐는지 아직도 알 수 없었지만 누구라도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1군 중에서는 아마도 말이다. 정말 1군이 되려고 해낸 연습들이 아니었다면 중도에 여자들 사이에서 깔려 죽었거나 키세의 부탁을 중도에 포기했을 것이다. 그래서 1군 중에서 고른 것일거라고 생각해버렸다. 구체적으로 세진 않았지만 한 달쯤 되었다. 그걸 버텨낸 자신이 대단하다고도 생각했지만 대체 왜 이렇게까지 버텼나 싶기도 했다. 차라리 이런 데 쓸 체력으로 좀 더 연습하는게 낫지 않았겠냐고도 생각했다. 집이 같은 방향이라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정류장에서 내려 걸어가는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그럼 잘 들어가십시오."
갈림길에서 카사마츠는 꾸벅 인사를 했다. 하지만 키세는 돌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멀뚱하게 서서 카사마츠를 보고 있었다. 늘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카사마츠가 인사를 하고 키세가 먼저 돌아갔는데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카사마츠는 어쩔까 하다가 먼저 들어가겠다고 말을 했다. 그러자 키세가 손을 뻗어 카사마츠의 어깨를 잡았다.
"잠깐 얘기 좀 하고 가죠."
"아, 알겠습니다."
후배가 거절을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리고 조금 어떤 기대를 담아 카사마츠는 키세를 따라갔다. 두 사람은 근처 공터의 벤치에 앉았다. 카사마츠는 앉지 않으려고 했지만 키세가 괜찮다며 옆에 앉혔다. 카사마츠는 조금 긴장해서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았다. 그러나 한동안 키세는 아무 말이 없었다.
-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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