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오랜만에 하는 전력이네요. 키보드와 내외중입니다(서먹)

거의 썰풀이 같은 것이 나올 예정입니다(...) 흐흑 오랜만의 전력...(눈물

짧아서 안 접었어여..


<키세와 거대한 사탕마츠>

 전날 저녁부터 챙겨야지, 챙겨야지,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다. 촬영도 미리 잡혔던 것 뿐이었고 촬영 전에 사탕을 살 시간도 그것을 고르러 백화점에 들를 시간도 충분했다. 잠깐 잊어버렸던 것 뿐인데 그 뒤로 이렇게 시간이 조금도 안 날 줄은 몰랐다. 촬영장 가는 길에 생각이 났을 때 편의점 사탕이라도 사둘 걸 그랬다고 뒤늦게 후회를 했지만 그것도 가벼운 정도였다. 그런 무뚝뚝하고 성격 사나운 선배가 이런 걸 챙길 것 같지 않다고 은연중에 생각했기 때문이다.

 "키세, 오늘 화이트데이다. 사탕받아라."

 그것은 그러니까 키세의 생각 속에서만 그랬고 실제로 카사마츠는 이런 것도 챙길 줄 아는 남자였단 것이다. 팬들의 요란하거나 소박하거나 눈에 띄게 고급스럽거나 하는 선물과는 차원이 다른 사탕을 보며 심란한 표정을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가 없었다. 사탕을 물고 있는 사탕이라니.

 "...선배 그거 어디서 난 검까..."

 "이거? 편의점에서 샀지."

 키세가 손가락을 벌벌 떨며 가리킨 것은 카사마츠가 쓰고 있는 거대한 사탕모양 탈이었다. 얌전한 막대사탕 모양도 아니고 양쪽 귀가 달린 그런 사탕 모양이라서 더 눈에 띄었다. 게다가 한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요즘 SNS에서 치한 퇴치용 무기라며 유행하는 커다란 응파읍스 사탕이었다. 문제는 그걸 키세에게 줄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다른 손에 들고있는 무지개색 막대사탕을 구현한 탈과, 그 안에 가득 담은 사탕이 키세가 받아야 할 것이었다. 저걸 어떻게 받냐고 했다가는 저 거대한 사탕에 맞아 죽을 지도 몰랐다. 그리고 입 안에서 굴리고 있는 알사탕은 또 어디서 난 것이란 말인가.

 "서, 선배 이런 거 안 챙기는 성격 아니었음까?"

 "맞는데. 처음으로 기념일, 챙겨봐."

 카사마츠는 기념일, 까지 말하고 입 안에서 사탕을 도로록 굴려 반대편 볼에 물고는 마저 대답했다. 키세는 차라리 거대한 사탕 몽둥이를 받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못하고 얌전히 사탕 탈을 받았다. 처음으로 챙기는 기념일이라는데 자신은 챙기지도 않았거니와 거대한 사탕 몽둥이를 보아 불만을 얘기하면 발차기가 날아오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키세는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애써 활짝 웃었다.

 "선배, 정말 고맙슴다. 정말 기뻐요."

 "야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그거 어디다 비우고 써봐."

 "에?"

 "기념일이니까 기념사진을 찍어야지."

 카사마츠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떠올라 특유의 심술맞은 표정을 만들어냈다. 키세가 머뭇거리자 카사마츠가 나서서 탈 속에 있던 사탕을 키세의 가방에 쏟아붓고 탈을 키세에게 건넸다. 떨리는 손으로 키세가 탈을 쓰고 나자 어느 새 주머니에서 폰을 꺼낸 카사마츠가 셀카모드까지 켜놓고 손짓으로 키세를 부르고 있었다. 키세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심정으로 카사마츠가 시키는 대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얌마 머리 좀 앞으로 빼, 내가 너무 크게 나오잖아! 모델놈이 양심이 없어! 야 탈 짤리잖아 잘 좀 들어봐!"

 키세는 정말 진심으로 집에가서 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꼭.

*끝*


선배가 기념일 챙긴다는 핑계로 키세 골려먹는 황립임다..

+앗 그림 그린거 배먹어서 첨부합니다! 트이터에 올리려고 했는데.. 아깝..



Posted by 잇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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