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임이라.. 이런 말장난이 생각납니다.
황: 선배 아이스크림 뭐 드실래여?
립: 나는 그거... 그... 뭐냐 망설임?
황: ㅋㅋㅋㅋ선배ㅋㅋㅋㅋ 설레임 아니에여?ㅋㅋㅋ
립:아 맞다 설레임... 야 그거 좀 헷갈릴 수도 있지!
황:wwwww망설임wwwww
이러다가 발로 또 차이는 키세...
==
키세를 발로 찰까 말까 망설이는 선배...
<손 댈 수 없는 너>
그런 사람이 있다. 마음껏 닿지 못하기에 몸보다 오히려 마음이 먼저 가는 사람이. 눈은 계속 그 사람을 쫒는데 발로 찰 수 없어서 아쉽... 아 이게 아니라.
"선배! 뭐하심까?"
"어? 어 아니야. 가자."
속으로는 널 걷어차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대답하지만 그걸 입 밖으로 낼 순 없었다. 뒤쳐진 선배를 챙기는 착한 녀석인데 그런 말을 하면 상처받겠지. 똘망똘망 예쁘게 뜨고 있는 눈을 봐서라도 참아야한다. 앞서가던 키세 녀석은 연신 뒤를 돌아보다가 넘어질 뻔 했다. 서둘러 달려가 녀석의 허리를 받쳤다. 떠미는 듯한 자세가 되었지만 키세는 곧 몸의 균형을 잡고 바로 섰다. 그래 괜히 우리 에이스가 아니지. 그렇지만 이렇게 바보같은 건 혼나야한다.
"임마! 그러다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 앞을 똑바로 보고 걸어야지!"
"헤헤, 선배 저 괜찮슴다! 걱정해주신 검까? 저 감동했슴다..."
"뭐, 사내놈이 그런 걸로 감동하고 그러냐..."
키세 녀석은 이럴 때 한 대 걷어차줘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니 괜히 내 얼굴이 빨개진다. 평소라면 걷어차주고 먼저 앞서 걸어갔을건데... 또 걸음이 느려져 뒤쳐지기 전에 발걸음을 빨리했다.
"자 가자."
"네! 어.. 엣? 아아 선배 밀지마요!"
"아 음 그래..."
키세가 이상하다는 눈으로 나를 봤지만 내가 마주보자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웃어보였다. 웃는 것 하나는 마음에 든단 말이지. 재수없어서 때리고 싶은 게 문제지만. 괜히 힘주어 주먹을 쥐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래봐야 옆에서 걷는 모델의 다리를 따라갈 수 없었다. 유유자적 걷는데도 내 걸음보다 빠르다. 평소라면 신경쓰이지 않을 것까지 눈여겨보게 되니 괜히 짜증이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걸까.
"여김다 선배!"
도착한 곳은 키세의 새 보금자리였다. 집에서 재활 치료 병원까지 너무 멀었던 탓에 따로 키세만 자취를 하게 되었다고 했다. 나는 옮긴 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짐 정리가 덜 된 후배를 위해 이렇게 온 것이다. 수험이 다 끝나고 심심한 김에 놀러온 것도 있었다.
"생각보다 작네."
"엑 혼자 사는 집인데 이 정도면 크죠?"
새어나간 혼잣말에 키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항변했다. 평소에 내가 늘 하던 '모델녀석이~' 운운하는 말을 생각한 모양이었다.
"...혼잣말은 그냥 넘어가."
"예에~ 들어오십셔! 키세 료오-따의 보금자리입니다!"
발로는 못 차니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는 걸 겨우 진정시키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에서 보이는 복도에는 나와있는 짐이 없는 것을 보니 정리할 것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서자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일주일 간 상자에서 아무렇게나 꺼내 입고 빨래통에 쌓아둔 옷들이 산더미였다. 그 와중에 결국 겨울 유니폼은 못 찾았는지 나와있지 않았다. 말없이 그 잔해에서 눈을 돌리자 씽크대에 차곡차곡 모여있는 설거지 거리가 보였다. 그나마 물에 담가둬서 찌꺼기가 말라붙어있지는 않았지만 기름때는 그대로였다. 거기다가 열기만 하고 정리하지 않은 박스가 집안 여기저기 분산되어있었다. 그 와중에 책은 보이지 않아서 혹시나 하고 키세에게 물었다.
"...너 교과서는 꺼냈냐?"
그러자 키세는 아차 하는 표정을 하고 베시시 웃어보였다.
"아 그게요... 학교 사물함에 있을검다 헤헤. 어쩐지 없더라구요."
"야 미친놈아! 교과서부터 꺼내야지! 이건 속옷 안 꺼낸 거나 마찬가지잖아!"
화를 못이겨 소리를 지르자 키세가 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엑, 선배 어떻게 아셨슴까? 저 팬티 못찾아서 지금 노팬티잖아여."
멍청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한 키세는 내가 때릴 것을 감지해서인지 두 팔로 자기 몸을 감싸며 두렵다는 눈빛을 했다. 그래도 자기가 맞을 짓을 한 건 아는가 싶어서 조금 열이 내렸다. 한숨을 길게 쉬고 있으려니 몹시 미심쩍다는 얼굴로 키세가 물어왔다.
"저... 선배 혹시 밤에 저희집 와서 훔쳐보신 검까...? 설마 스토커가 선배일 줄은 몰랐는데요... 뭐 선배라면 저도 괜찮..."
"키세에에!!!"
"으아악! 카사마츠 선배! 아악! 저 저 환자..! 환자!! 다리!!"
"시끄러! 미친놈아! 너 그냥 집으로 들어가!"
그 이상은 더 참을 수가 없었다. 환자고 뭐고... 후배 위하는 좋은 선배가 되려다가 내가 홧병이 나게 생긴 것이었다. 다리가 어떻든 바닥에 엎어놓고 패면 다리는 괜찮을 것이라는 계산을 그 와중에도 한 것이 자랑스러웠다.
-끝-
뭐 저렇게 (얼굴 빼고) 두들겨 팬 후에 집정리를 해줬을 것입니다. 선배는 그래도 정리는 할 줄 알겠져 요린 못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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